마음이 편한곳

좋은 친구 / 법정스님

산 그리고 바다 2021. 7. 19. 09:31

 

좋은 친구 / 법정스님

 

친구사이의 만남에는

서로의 메아리를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한다

 

너무 자주 만나게 되면

상호간의 그 무게를 축적할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도

마음의 그림자처럼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사이가 좋은 친구일 것이다

 

만남에는 그리움이 따라야 한다

그리움이 따르지 않는 만남은

이내 시들해지기 마련이다

 

진정한 만남은 상호간의 눈뜸이다

영혼의 진동이 없으면

그건 만남이 아니라 한 때의 마주침이다

 

그런 만남을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끝없이 가꾸고 다스려야 한다

좋은 친구를 만나려면 먼저

나 자신이 좋은 친구감이 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친구란 내 부름에 대한 응답이기 때문이다

끼리끼리 어울린다는 말도 여기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런 시구가 있다

"사람이 하늘처럼 맑아 보일 때가 있다"

그때 나는 그 사람에게서 하늘 냄새를 맡는다

 

사람한테서 하늘 냄새를 맡아 본 적이 있는가

스스로 하늘 냄새를 지닌 사람만이

그런 냄새를 맡을 수 있을 것이다

 

혹시 이런 경험은 없는가

텃밭에서 이슬이 내려앉은 애 호박을 보았을 때

친구한테 따서 보내주고 싶은 그런 생각 말이다

 

혹은 들길이나 산길을 거닐다가 청초하게 피어있는

들꽃과 마주쳤을 때

그 아름다움의 설레임을

친구에게 전해 주고 싶은 그런 경험은 없는가

 

이런 마음을 지닌 사람은

멀리 떨어져 있어도 영혼의 그림자처럼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은 친구일 것이다

 

좋은 친구는 인생에서 가장 큰 보배이다

친구를 통해서 삶의 바탕을 가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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