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편한곳

알고도 속아 주는 마음

산 그리고 바다 2020. 9. 24. 18:38



♥ 알고도 속아 주는 마음 ♥

 



박찬석 전 경북대 총장의 글 중에 이런 일화가 있었습니다.
총장님의 어릴 때 학교 성적은 68명 중 68등이었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가정형편이 어려웠지만 아들을 대구로 유학 보냈습니다.



그는 대구중학교를 다녔는데 공부가 하기 싫었습니다.
1학년 8반, 석차는 68명 중에 68등, 꼴찌를 했습니다.
부끄러운 성적표를 가지고 고향에 가는데
어린 마음에도 그 성적표를 내밀 자신이 없었습니다.



당신이 교육을 받지 못한 한을 자식을 통해 풀고자 했는데,
꼴찌라니...... 끼니를 제대로 잇지 못하는 소작농이면서도 아들을
중학교에 보낼 생각을 한 아버지를 떠올리면 그냥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잉크로 기록된 성적표를 1/68로 고쳐 아버지에게 보여 드렸습니다.



아버지는 보통학교도 다시지 않았으므로 1등으로 고친 성적표를
알아차리지 못하리라 생각했습니다.
아버지는 1등한 아들을 자랑하기 위해 동네 사람들을 모아 놓고
잔치를 벌이셨습니다.
가난한 소작농 집안의 재산목록 1호였던 돼지까지 잡고 잔치를 하다니,
기가 막힌 일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그 후 아버지를 속인 일이 못내 마음에 걸린 그는 죽어라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17년 후 대학교수가 되었습니다.
그는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아, 아이가 중학생이 되었습니다.
부모님께 33년 전의 일을 사죄드리고 싶었습니다.



"어무이, 저 중학교 1학년 때 1등은요" 하고 말을 꺼내는데
옆에서 담배를 피우시던 아버지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알고 있었다. 그만해라, 민우(손자)가 듣는다."



아버지는 자식이 성적을 위조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재산목록 1호인 돼지를 잡아 잔치를 하셨던 것입니다.
자식에게 일부러 속아주고 자식 잘되라고 전 재산을 털어
잔치까지 벌인 부모님의 마음을 어떻게 헤아릴 수 있을까요.
회초리보다 더 아픈 건 바로 사랑입니다.
부모님의 마음을 어떻게 알고 해아릴 수 있을까? 당신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