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당신의 나무이고 싶습니다 / 김정한
난,
당신을 위한
한 그루의 늘 푸른 나무이고 싶습니다
이 비 그치면 파아란 하늘 아래
아름답게 핀 무지개를 보며
당신 앞에 선
한 그루 푸른 나무이고 싶습니다
말은 못하지만 당신이 힘들고 아플때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한 그루의 푸른 나무이고 싶습니다
그 어떤 비바람에도
모진 해풍에도
끄덕 않는 한 그루의
강인한 푸른 나무이고 싶습니다
당신이 오시면 어서 오세요
그늘에서 잠시 쉬다 가세요
말 대신,
푸르게 푸르게 흔들거리면서
쉼터를 주는 한 그루의 나무이고 싶습니다
푸르름이 아주 깊어지면
당신의 아픈 사연,
얘기도 들어주며
당신과 함께 일곱색깔 무지개를 보며,
늘 푸르게 푸르게 살고 싶습니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늘 당신과 함께하는,
당신을 지켜주는
늘 푸른 나무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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