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라인까지 뛸 수밖에 없는 우리네 인생
마지막 라인까지 뛸 수밖에 없는 우리네 인생
☟울산암의 봄ㅡ임홍비
"인생육십(人生六十)" 이 말을 두고 생각해 본다
그런데 이 말이 시작이라는 말인지 끝이라는 말인지 참 묘한 말이라고 여겨진다.
☟설악 자연의 이분법ㅡ김길호
오랫만에 지인을 만났을 때 "당신도 퍽 달라졌군요. 흰머리가 많은데…."
이렇게 불쑥 말했더니
"나이만은 생각지 맙시다. 그것만 생각하면 한심해서…."
☟경주 삼릉의 봄ㅡ한상관
이렇게 되면 인생60이란 아무래도 끝이라는 쪽이 되지만 세상에서는
"인생 60부터"라고들 말하니, 약간은 힘을 얻는다.
☟설악산 야생화ㅡ선종용
술 발 먹고 연애 잘하던 그는 요즘은 술도 잘 받지 않고,
또 멋진 여자를 보아도 전과 달라 별 흥미가 없다고 말했다.
☟한려해상 동박새 꽃분날리기ㅡ장성래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
이 말을 두고 조간신문은 옛 말이라고 했다. 그 말의 결론은 수명이 많이
길어졌으니 정년 퇴직도 나이를 좀 연장해야 한다는 말이었지만
아닌게 아니라 바로 인생 60 고개를 바라보게 되면 정들었던
일터를 물러난다고 생각하니 어쩌나 싶다.
☟경주 딱새가족ㅡ정덕렬
사역의 최전선인 강단에서 줄곧 서 온 나는 아직도 40대 목회자에 지지 않을
만큼 열정적으로 일을 하고 있지만 남들은 그런 나를 알아주지 않으니
아닌 게 아니라 벌써 정년의 고겟마루에 서 있지만 아직 실감은 나지 않는다.
☟경주 하늘다람쥐ㅡ신해복
그러나 나이는역시 속일 수 없는 것인가. 침침한 눈, 거칠은 피부, 철야로 독서와
집필하던 일은 지나간 날의 이야기다. 그렇다면 좀 생각을 가다듬어야겠다.
☟한라산 흰눈썹황금새 - 최명회
인생의 정리 시기가 60대인지, 70대인지는 잘 알 수 없으나 한번은
생각해야 할 문제인 것 같다. 그렇다고 너무 성급히 서둘 필요는 없다.
☟한려해상 긴꼬리딱새 육추ㅡ장성래
"×××문학전집" 책방에서 얼마든지 보아온 이 전집을 볼 때 그것은 하나의
정리라고 생각된다. 빠르면 그 전집이 30대 젊은 나이로도 쏟아지는
판이지만 나의 경우는 좀더 나이를 먹은 지금에서라도 망설어 질 뿐이다.
☟경주 다람쥐둥지ㅡ김택수
나이를 먹고서 내놓은 전집은 우선 그만큼 인생 체험을 많이 했으니
그 경험 하나만을 두고서도 무엇인가 얻을 것이 있을 것 같다.
햇볕을 오래 받아온 과실이 맛이 좋은 것처럼.
☟설악산 공룡능선 운해ㅡ안승호
요즘은 온통 세대교체로 말미암아 이른바 젊은이의 광장이 되어
버렸지만(많은 기관에서 젊은 나이를 요구한다) 한평생 몸담은 일처를
중도에서 잃고 거리를 헤매는 사람들을 볼 때 서글퍼진다.
원숙한 나이에 꺾이고 말았기 때문이다.
☟설악산 탐방ㅡ손성수
나이 많은 사람보다 젊은이를 등장시키면 부려먹기도 좋고 월급도 많이
주지 않아도 된다는 한 가지 사실만으로 마구 턱턱 목을 잘라버리는 일을
두고 어떻게 말해야 좋을지 알 수 있으니 <사회보장제>란 이제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닌 바로 우리들의 현실문제로 다뤄야 할 절실한 과제인 것이다.
☟속리산 문장대의 저녁ㅡ여정운
서른살이 넘어서 결혼을 하고 보면 쉰이 되어도, 아이들은 어리고 그 뒷치다꺼리에
바쁜 나이인데 일터에 따라서는 벌써 못마땅한 눈치 들이라고 한다.
☟오봉의 신비ㅡ박순기
늙는 다는 것은 그렇잖아도 서글픈 말인 것이다. 의술이, 약이 좋다고는
하지만 신경통 하나의 원인도 알아내지 못하고 의사마다 말이
다르고 약사마다 권하는 약이 다르지 않은가?
☟한려해상 여명ㅡ옥맹선
가는 세월을 묶어 둘 수도 없고 그저 나이만 자꾸 먹어가는 우리네 인생이다.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틀림없이 늙어가는 스스로를 본다,
☟태안반도 꽃지일몰ㅡ김미경
하지만 어쩔 수 없다. 풍치로 빠진 이를 틀이로 갈아넣고,
호롱불 심지 같은 침침한 눈을 돋보기로 돋우어 끼면서도 이 인생
마라톤의 마지막 라인까지 뛸 수밖에 없는 우리네 나이다.
☟우리땅 독도ㅡ김경배
오늘 살아 있음을 감사하고 최선을 다하여 달려가는 당신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