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편한곳

처음과 끝이 한결같은 사람

산 그리고 바다 2020. 4. 8. 17:35

      

 


처음과 끝이 한결같은 사람


한결같은 사람이 좋습니다. 처음과 나중이 똑 같은 사람이 좋습니다. 가난했을 때와
부자가 되었을 때의 마음이 한결같은 그런 사람이 좋습니다. 낮은 자리에 있었을 때와
높이 올라 천하를 호령할 수 있는 자리에 올랐을 때도 한결같은 사람이 좋습니다.


배우지 못해 무식하긴 하나 결코 무지하지 않았을 때의 순수함이 많은 지식을 얻어
존경받는 지식인이 되었을 때도 예전의 순수함이 그대로 이어지는 그런 사람이 좋습니다.


라면 하나로 끼니를 이어가면서도 웃고 살았던 예시 시절을 그리며 지금은 주머니가
두둑하거나 가끔씩은 라면에 신 김치를 곁들여 맛있게 먹을 줄 아는 그런 사람이 좋습니다.


최첨단 CD 풀레이어 옆에 "지직직 지지직" 잡음이 섞여 나오는 낡은 레코드 풀레이어를
같이 듣는 그런 사람이 좋습니다. 최고급 승용차를 몰고 다니기는 하나
때로는 시골길을 한나절 땀흘리며 걸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좋습니다.


핸드폰 문자 메시지를 보내다가도 가끔은 서툴은 친필로 그리운 사연을 적어 혓바닥
내밀어 우표 한 장 붙이고 빨간 우체통에 편지 한 장 집어 넣고 돌아서는 그런 사람이 좋습니다.


10년을 훌쩍 넘어 강산이 두 번쯤은 변한 후 만난 친구가 예전에 하고 있던 그 일을
지금도 열심히 하고 있을 때 이유 없이 좋습니다.


"납작코"라고 놀림받던 친구가 유명한 성형 외과의사 부인이 되었는데도 예전의
납작코 그대로 동창회에 나왔을 때, 그 밋밋한 모습이 왠지 좋습니다.


시대가 변하고 유행도 변하는 시대에 따라서 변하지 못하면 우리는 뒤떨어지는
사람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세상이 변하더라도 한결같은 모습이 좋습니다.
변치 않아야 할 것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 나가는 그런 모습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