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편한곳

아내가 사랑한 세 남자

산 그리고 바다 2022. 5. 20. 15:29

 

아내가 사랑한 세 남자

 

 

아내가 떠나는 날 내 손을 꼭 잡은 채

나에게 들려 준 마지막 한 마디가

 세월이 흐른 지금도 가슴에 남아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아내의 고백은....

아내는 일생동안에 세명의 남자를 사랑했다고 했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옆 집에 살고 있던

마음씨 착한 오빠를 처음으로 사랑했고...

처녀시절에는

늠늠한 군인 아저씨를 진정으로 사랑했었다고...

그리고 세번째 사랑한 사람이 지금의 남편인 나였다고...

 나는 너무 슬퍼서 눈물을 펑펑 흘리고 말았습니다.

 아내의 두 손을 꼭 잡고 내가 대답해 주었습니다.

 

당신과 결혼하여 살아 온 지난날들이

 나에게는 진정으로 행복이었노라고...

당신에 비하여 나는 바보같이

한 여자인 당신만 사랑했었다고....

 

당신의 고백을 죽는날까지 잊지 않겠노라고

그렇게 대답하였습니다.

아내는 결국 내 품에서 편안하게 숨을 거두었습니다.

나는 눈물을 삼키며 아내를 보내어야 했습니다.

세 남자를 죽도록 사랑했다던 아내...

아내의 고백이

너무나 가슴아파서 지금도 잊지 못하는 나...

 

어떻게든 아내의 고백을 잊으려 애를 써도

가슴에 사무쳐 지워지지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말입니다.

 

아내가 사랑했다던 옆 집에 살았던 오빠도

늠늠했던 군인아저씨도

지금의 남편인 나 역시도

그 세 명의 남자가 모두 저 였습니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과 죽음 때문에

이별해야 하는 가슴아픈 일을 피하지 못하고 살아갑니다.

사랑하는 사람만큼은

영원히 죽지 않는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렇다면 세상이 모두 사랑으로 가득 채워지겠지요

떠나버린 그 사람이 가엾기도 하지만

나 혼자 남겨 놓고 먼저 가 버렸기에

그리우면 그리울수록 원망도 해보면서...

  

그러나

 죽음이란 모두에게 주어지는 단 한번의 기회인것을...

 죽음이 박탈 당한다는 것은

 더 큰 추함을 안고 살아야 한다는 것을...

 그 어느 누구도 피해갈 수 없음을

 우리도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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