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편한곳

공수래 공수거

산 그리고 바다 2020. 12. 29. 15:03

◆ 공수래공수거 ◆

 

이승의 나그네여 가져갈 수 없는 무거운 짐에 미련을 두지 마오

빈 몸으로 와서 빈 몸으로 떠나가는 인생 또한 무겁기도 하건만

그대는 무엇이 아까워 힘겹게 이고 지고 안고 있나

빈손으로 왔으면 빈손으로 가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거늘

무슨 염치로 세상 모든 걸 다가져가려 하나

간밤에 꾼 호화로운 꿈도 깨고 나면 다 허무하고

무상한 것 어제의 꽃 피는 봄날도

오늘의 그림자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데

그대는 지금 무엇을 붙들려고 그렇게 발버둥치고 있나

발가벗은 몸으로 세상에 나와 한세상 살아가는 동안

이것저것 걸쳐 입고 세상구경 잘하면 그만이지

무슨 염치로 세상 것들을 다 가져가려 하나

황천길은 멀고도 험하다 하건만 그대가 무슨 힘이 있다고

무겁게 애착에서 벗어나지 못하나 어차피 떠나야 할 그 길이라면

그 무거운 짐일랑 다 벗어 던지고

처음 왔던 그 모습으로 편히 떠나 보구려

이승 것은 이승 것 행여 마음에 두지 마오

떠날 땐 맨몸 덮어 주는 무명천 하나만 걸쳐도

그대는 그래도 손해 볼 것이 없지 않소

 

좋은글중에서

'마음이 편한곳'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가 머문자리는 아름답게  (0) 2020.12.31
새벽을 찬란하게 만드는 것은  (0) 2020.12.30
야담 한 토막  (0) 2020.12.28
세 월  (0) 2020.12.27
스스로 만드는 향기  (0) 2020.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