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삶이 어찌 좋은일만 있겠습니까 *
사람의 삶에 어찌 좋은 일만 있겠습니까.
오히려
언짢고 궂은 일이 더 많을 지도 모르지요.
항시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우리들의 삶에서
행복한 순간을
슬기롭게 다스리는 것이 더 없는 미덕이라면
불우하고 불행한 때를 잘 이겨내는 인내
또한 실로 총명한 지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영화의 절정에서 교만하지 않고 겸손하기 어렵듯이
가난의 바닥에서 절망하지 않고
자존심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나는 마음이 울적하거나, 괴롭거나 또 삶이
고달프다고 생각 될 때마다
가만히 속으로 이 시를 읊어 보곤 합니다.
<마음아! 무엇을 머뭇대느냐, 가시나무에조차
장미꽃이 피는 이 좋은 계절에. 나는 오랫동안
< 장미꽃에도 가시가 있다.>
라는말에 익숙하여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이 시에서는 <가시나무에조차 장미꽃이 핀다.>
라고 하였습니다.
이 시를 처음 읽었을 적에 새로운 세계 하나가 환히
다가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동일한 사물도 보는 시점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것에 대하여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똑같은 상황과 처지에도 긍정적 가치관을 가진 이와
부정적인 인생관을 가진 이와 그 삶의 질이 판이하게
다르다는 것을 이 시는 일러주는 것이었습니다.
<가시나무에조차 장미꽃이 피는..>
이러한 긍정적 시선은 어느 때나 우리들의 삶을
빛나게 하는 빛의 근원이겠으나
특별히 우리들이 어둡고,
고단한 처지에 놓였을 때 용기를 불어넣어 주는
힘의 원천이 되리라 믿습니다.
아무쪼록 행복한 일만 계속되십시오.
그러나 천에 하나, 만에 하나라도
마음 무거운 날이 있을 때에는
우리 함께
<가시나무에조차 장미꽃이 핀다.>
라고 외워봄이 어떻겠습니까.
- 허영자 수필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