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편한곳

넌 사랑이 뭐라고 생각하니?

산 그리고 바다 2019. 6. 5. 20:18

"넌 사랑이 뭐라고 생각하니?"

먼 산을 응시하며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하얀 애벌레의 질문이었습니다.
푸른 애벌레가 대답을 합니다. 자신있게...
"사랑이 무엇인지 생각하면

이미 사랑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해.
어떤 목적을 위해 시작된 사랑은
그 목적을 이룰 때 까지만 지속되는 법이니까.
사랑을 얻기 위해서만 노력할 게 아니라,
노력 그 자체에서 사랑을 발견해야 하는 것 아니겠니?"

"그런데 만약, 상대방이 내 마음을 몰라줄 땐 어쩌지?"
"필요하기 때문에 좋아하는 건 사랑이 아냐.
좋아하기 때문에 필요로 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라 생각해.
사랑은 대상이 아니라 방법이니까.
만약 그가 어떤 것에 기뻐한다는 이유만으로

내가 그것을 할 수 있다면
무엇보다 큰 보상을 받게 되는 거야.
그를 위해 무엇인가 할 수 있다는 기쁨말야."


보이지 않는 우물이 깊은지 얕은지는

돌멩이 하나를 던져보면 압니다.
돌이 물에 닿는데 걸리는 시간과

그 때 들리는 소리를 통해서
우물의 깊이와 양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내 마음의 깊이는 다른 사람이 던지는

말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내 마음이 깊으면 그 말이 들어오는데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그리고 깊은 울김과 여운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흥분하고 흔들린다면
아직도 내 마음이 얕기 때문입니다.
마음이 깊고 풍성하면 좋습니다.
이런 마음의 우물가에는 사람들이 모이고
갈증이 해소 되며 새 기운을 얻습니다.



우물과 마음의 깊이 / 좋은생각 중

부모는 자식이 내미는 그 손에 자신의 모든 것을 쥐어주면서
애벌레가 성충으로 크듯 껍질만 남은 곤충처럼 되어 버린다.
그러면서도 부모는 자식의 손에 더 많은 것을, 더 좋은 것을
주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한다.
이제 부모는 가진 게 없다.
너무 늙어버린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몇 푼 용돈을 얻기 위해 자식에게 손을 내민다.
그러나 자식은 부모 마음 같지가 않다.
부모의 내미는 손이 보기가 싫은 것이다.
그에게 부담이 되는 것이다.
자식이 내미는 손에 부모는 섬으로 주었건만
자식은 부모에게 홉으로 주는 것마저부담스럽게 느끼는 것이다.


- 서정만 作 -